그는 허연 수염을 바람에 날리며
커다란 리어카에
주렁주렁 비닐봉지를 달고 힘겹게 밀고 간다
다 버리면 가벼울 텐데
소유가 버겁게 걸어간다
그는 자산이라고 생각 할 것이다
보이는 것을 넣어둔 비닐봉지
보이지 않은 소중한 것을 모르고
비닐봉지에 담은 저 무게는
무엇일까
무얼 담아가지고 다닐까
젊은 날의 추억
소중한 인연들
버리지 못한 집념들
바람에 비닐봉지는 펄럭 거린다
그의 집념이 펄럭 거린다
그의 소중한 인연들이 줄줄이 따라 다닌다
젊은 날의 추억들이
비닐봉지 밖으로 삐죽 삐죽 튀어 나와 넘어 지고 있다
앞이 안 보이는 미래들이 바람에 일고 있다
사랑 한 것과 ,
비워야 하는 것
내어 주어야 할 것들이다
하루가 무거워
뒤뚱 거리며 걸어가는 많이 가진 자
이른 아침에는 제일 먼저 비닐 짐을 밀고 간다
방향이 정해진 것도 아닌데
아직도 꺼지지 못한
새벽 가로등이 방향 지시를 한다
서야 할 것과 가야 할 것을
그 의 종착역은 그가 멈추어 섰을 때
신호등이 알려 줄 것이다
(새벽기도에 나가다 보면 무거운 리어카에 비닐봉지를 잔뜩 달고 힘겹게 밀고 가는
홈리스나 정신병을 앓고 있는 분들을 보면 이른 새벽부터 무엇을 힘들게 밀고 가는지 궁금하다 무엇이 그 비닐봉지에 들어 있을까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