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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빈 코스모스 2008. 8. 17. 17:54

서늘한 바람에 나서는 저녁 산책길에 그가 먼저 알고 앞서 간다.

처음엔 내가 그를 데리고 갔지만, 창밖에 안개비가 내리면 그가 일어서서 가자고 조른다.

일상이 되어버린 우리사이, 그가 먼저 나를 알아보고 달려온다.

그와 나는 처음에는 벽을 가로 놓고 벽을 통해 소통 했고. 벽을 통해 사랑을 했다

내가 추워하면 벽은 울타리가 되어 감싸고 일상을 탈출 하려고 하면 앞을 가로 막았다.

돌밭 길을 몰래 나서면 그가 앞을 가로막으면 용기가 나지 보내 버린 세월이 있다 .

낫 설어 울먹이면 그는 내 눈물을 닦아 주며 격동의 시대가 곧 지난다. 위로 했다

그는 나보다 더 나를 알아 버렸다. 내가 아는 만큼 보다 그가 나를 더 잘 알아 조종을 한다.

못이기는 척하고 따라 가지만 어디로 튈지 몰라 ‘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때로는 오솔길에서 때로는 대중 속에서 눈에 뜨이는 고독을 그는 만끽을 하고 여유 있게

나를 잡아챈다. 아니라고 하면서 순하게 길들어 진 것이 누구 것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