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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집

사빈 코스모스 2009. 12. 17. 03:59

 

당신은 사방이 아픔으로 우겨 쌓일 때

가만히 찾아온 위로 이었습니다.

 

귀불을 만지작거리며 , 웃어 주던

고인 물안개 이었습니다

 

당신 곁에 서면 라일락 향기는

따뜻한 털목도리 이었습니다

 

진하게 덧칠을 나날들이 겹치면

내 곁에서 구노의 자장가를 불러 주었습니다.

당신이 없는 날에

창틈으로 들어온 달빛엔 당신의 숨결을 들고 잠이 듭니다.

 

꿈속에서 달빛은 환한

당신의 얼굴은 꽃으로 포개 주었습니다.

 

그래도 가야 한다고 떠나던 날

나는 당신의 사람이 되어 내 그림자는 안보였습니다.

그렇게 떠난 당신은 언제 올지 아직 답을 받지 못했지만

다시 올 때는 한해를 그려 넣을 백지를 가지고 오세요.

 

백지 위에 온통 초록을 당신의 집을 그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