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방이 아픔으로 우겨 쌓일 때
가만히 찾아온 위로 이었습니다.
귀불을 만지작거리며 , 웃어 주던
고인 물안개 이었습니다
당신 곁에 서면 라일락 향기는
따뜻한 털목도리 이었습니다
진하게 덧칠을 나날들이 겹치면
내 곁에서 구노의 자장가를 불러 주었습니다.
당신이 없는 날에
창틈으로 들어온 달빛엔 당신의 숨결을 들고 잠이 듭니다.
꿈속에서 달빛은 환한
당신의 얼굴은 꽃으로 포개 주었습니다.
그래도 가야 한다고 떠나던 날
나는 당신의 사람이 되어 내 그림자는 안보였습니다.
그렇게 떠난 당신은 언제 올지 아직 답을 받지 못했지만
다시 올 때는 한해를 그려 넣을 백지를 가지고 오세요.
백지 위에 온통 초록을 당신의 집을 그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