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머리를 안개비가 앞서 간다
도란도란 이야기가 들린다.
키득 키득 웃음소리도 들린다.
울창한 숲이 나오니
안개비는 훌쩍 뛰어 넘어 산 날 망에 머물며
터널을 건너오기를 기다린다.
터널은 문 앞에서 정지 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터널 안 초롱들은 깜박 깜박 한다.
앞서지도 말고 뒤 처지도 말라며 달랜다,
절대 앞에 설 때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안개비가 어서 나오라고 재촉을 한다.
쭈뼛 쭈뼛 산에 흐름은,
화강암 냇가에 유년의 도랑물이다
퍼런 물이든 산을 말갛게 씻기고 있다
바다가 저만큼 하얀 포말을 밀어 놓고
옹기종기 삶의 터전이 이어진
오이소박이 먹어 보라고 가져가는 길
가져 갈 정이 있다는 것
사랑할 그가 언덕이 되어 가고 있다
그 뒤를 따라 딸네 집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