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고무신
밑창이 너덜거리듯
삶이 흐물거리면
비우지 못한 것들을 돌아본다.
살다보면
왜 사는지 몰라
앞산을 향해 소리 지른다
왜 살아
앞산은
내게 왜 살아 물어 온다.
설렘으로 치닫던
유년이 갈증으로 올 때는.
검정 고무신을 산의 어딘가에 놓아두고
맨발로 내려오면서
그곳엔
내 누이가 묻힌 곳
전율하던 밤나무, 알밤이 구르고
노란 나리가 봄이면 피고
살다가 기대고 싶을 때
왜 살아 소리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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