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뜰

검정 고무신

사빈 코스모스 2012. 10. 9. 16:18

검정 고무신

밑창이 너덜거리듯

삶이 흐물거리면

비우지 못한 것들을 돌아본다.

 

살다보면

왜 사는지 몰라

앞산을 향해 소리 지른다

왜 살아

앞산은

내게 왜 살아 물어 온다.

 

설렘으로 치닫던

유년이 갈증으로 올 때는.

검정 고무신을 산의 어딘가에 놓아두고

맨발로 내려오면서

 

그곳엔

내 누이가 묻힌 곳

전율하던 밤나무,  알밤이 구르고

노란 나리가 봄이면 피고

 

살다가 기대고 싶을 때

왜 살아 소리 지른다

'유년의 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는 뒤를 돌아보는가   (0) 2012.05.18
봄볕  (0) 2012.04.28
6월 밤   (0) 2012.03.09
묵념   (0) 2012.03.09
푸라 타나스 잎 깔리는   (0) 2012.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