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 쓰는 시
빈집
사빈 코스모스
2010. 6. 7. 17:24
산 날 망에 무지개 걸리고
안개비가 내려오면
우린 손잡고 동네를 걷는다오
걸어온 세월만큼
정제된 거리를 걷는다오
오래된 정자 나무와
노랗게 익어가는
개니라 꽃이 집이 하나 있지요
그 집에 벽에 촘촘히 쓴
사랑한다 화살이 박혀 있지요
우린 뜨겁게 알고 있다는 것,
문 앞에 세워둔 표지판은
방문 일지가 하얗게 바래진 채로
지금은 빈집 이지만
저녁놀은 순이를 그리며
머물렀다 간 자리로
참새떼들과 바람이
쉬어 가는 곳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