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그 산허리를 돌아가면

꽃비가 돌담을 돌다가

앞마당에 와서는 안개비가 되어 내린다.

그런 날 뜨락은 소란소란 두런두런

오색 무지개로 바알을 치고 있다

코스모스가 백일홍이

도라지가 봉선화가 작은 꽃씨를 준비 중

벌 나비는 아직 이른 시간

안개비가 돌아가면

날개를 펴고 가만 가만

제 집 찾아 가듯 찾아 들고

한바탕 소풍놀이가 끝나면

햇살은 보랏빛 입자를 만들고

저만큼 산 날망에서

무지개가 걸려 있다.